최근 푸짐한 몸매를 관리하고, 건강도 생각하고자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1시간만. 집에있는 러닝머신을 하기로 했어요. 뛰는 건 체중많은 사람이라 오히려 안좋고. 빠른 걸음으로 막막 걷고 있습니다.
그런데 운동을 이렇게 한다, 저렇게 한다. 머신 속도는 어떻게 하고 시간안배는 어찌저찌한다. 운동을 하니 다리가 땡긴다. 봄이라 비염이 도졌다. 등등...-_-
결국 운동을 시작한 3일은 상대적으로 공부에 소홀하게 되었네요...이런 의지박약 같으니!! 비염이야 저의 평생 친구라지만. 운동했다고 공부에 소홀해지냐 이 바보ㅠ
거기에 로맨스 금단증상(?)을 이기지 못하고 오늘 새벽, 두시간 동안 로맨스 두 권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나비궁>. 천상의 미모를 타고났었으나 병으로 얼굴이 일그러진 공주 해아. 제국의 당당한 황녀이건만. 외모로 인해 항상 죽은 듯이 살아야 했던 여자. 그리고 천한 후궁 소생으로 태어나 어미사랑도 변변하게 받아보지 못한 채, 오직 훌륭한 왕이 되기 위해서 사람 죽이고, 여자 잡아먹는 도깨비 왕이라 불리게까지 된 왕 가율. 그들이 서로의 상처를 끌어안고 치유하며, 자신들의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아가는 소설.
느낌이 좋았습니다. 저 같은 로맨스 광에게 오랜만에 읽은 로맨스가 술술 잘 읽힌다는 것 만큼 기분 좋은 일은 없죠. 게다가 지금 상황에서는 금단의 과실을 맛본 것 같은 일이었으니.
그런데...저만 그렇게 생각한 것일까요?
1권의 중반부터 이상했습니다. 내용이 이상한 것도 아니요. 상황이 재미없던 것도 아닙니다. 대사가. 대사가 이상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듯 한 느낌. 많이 친숙한 느낌.
네. 바로 생각났습니다. 그리고는 제 머리속을 스쳐간 하나의 만화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바로 드라마 <비천무>의 원작자. 한국만화계의 거목, 김혜린님의
<불의 검>에서 본 대사라고. 아마 저처럼 만화를 몇 번 반복해서 보신 분들이라면. 그렇게 느꼈을 정도로 많이 비슷했습니다. 이 대사, 저 대사를 이곳저곳 배치한 느낌. 표절이라고까지 말하기는 뭐하지만 분명 차용한 것 같은...
소설의 어디 몇 페이지에 어느 부분이라고 콕 찝어 표현하지는 못하겠습니다. 바로 책을 반납해버렸으므로...
다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확실히 책에서 비슷한 대사가 등장한 듯(?)한. 많이 비슷한 대사들 중에서 집에 소장중인 <불의 검> 몇 대사를 간략하게 말해보자면,
"여자를...안고 싶다네..."
- <불의 검> 2권(총 12권 일반판) 中 -
"나는...참 원하는 것들은 어느 하나 갖지 못한 채. 추하고 서글픈 다툼질 속에서 죽이고 또 죽이다...마침내 그리 홀로 썩어갈 지도 모른다..."
- <불의 검> 6권(총 12권 일반판) 中 -
"전사로서 자라 고운 방법에는 서툽니다."
- <불의 검> 10권(총 12권 일반판) 中 -
다른 것은 몰라도, 위의 대사들은 확실히 보이는 것 같은데...주로 가율의 독백이나 대사에 위의 <불의 검>에서 등장하는 부분이 나온 것 같았습니다만. 아, 그리고 "수장 결투다~"라고 하는 전쟁 장면도 많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만화는 그렇다 치고, <나비궁>은 왕끼리의 전투인데. 왕의 전쟁에서 굳이 수장전투라는 표현을 쓰시다니...
그.냥.어.쩌.다. 비슷하게 표현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제가 우려한 것이 맞다면. 김혜린님의 오랜 팬으로서. 로맨스 애독자로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얼마전 이선미님의 <경성애사>에 대한 실망감이 수그러든 지가 엇그제 같은데...
사실 이 글도 올리지는 않을 작정으로 책도 반납해 버렸는데. 이럴 줄 알았다면 책 나중에 반납할 걸 그랬네요. 그랬다면 더욱 자세한 비교가 될 수 있을 터인데.
혹시, <나비궁>을 본 분들 가운데, 저처럼 <불의 검> 또한 보신 방문자님들이 있으시다면. 저의 이같은 의문을 풀어주실 수 있을까요.
이거...괜히 쉬려고 본 책 때문에 싱숭생숭 합니다ㅠ 제발 저의 착각이길 바래요. 정말로...
(lovepen에 올라온 <나비궁>에 대한 몽이님의 코멘트)